朴日緖(正日) GALLERY

어린 흰꼬리수리들은 공중식사 요령이 서툴러 독수리먹이를 움켜 잡고서도 까마귀들 눈치를 봐야 한다. 갈대숲 샛강에 월동 중인 기러기, 청둥오리, 비오리, 원앙 등도 맹금류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것이 야생이다.

호사비오리들이 가까이 오기를 기다리다 잿빛개구리매를 만났다. 매섭게 생긴 눈매가 예사롭지 않다. 가끔씩 나타나는 맹금류에 오랫동안 기다려 조금씩 다가오던 호사비오리들은 혼비백산 또다시 시야에서 멀어졌다. 탐조는 기다림과 싸움이다.

온몸이 흰색이라는 이유로 늘 사랑을 받아온 행복한 백로, 나 홀로 종일사냥에 해그름 한 뼘 볕으로 옹기종기 모여든다. 물고기 사냥의 명수 백로들의 멋진 활갯짓이 노을볕에 우아하고 화려하다. 이들은 대부분 여름철새이나 대백로는 겨울나그네다.

독수리, 검독수리, 흰꼬리수리, 참수리 등 4종은 국내외 희귀종으로 천연기념물이다. 참수리는 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 번식하고 겨울에 찾아와 월동하는 보기 드문 철새이다. 올해 여섯 번째 운영 중인 고령 독수리식당 모래톱에 검은 몸, 흰 꼬리에 두터운 노란 부리의 참수리가 나타나, 철새 수리류 4종 중 검독수리를 제외한 3종을 동시에 고령회천에서 함께 만난 행운을 얻었다.

고령 회천 흰꼬리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