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49

Jan.1

눈 내린 겨울 덕유산은 하얀 도화지를 펼쳐 놓은 듯 신비롭고도 몽환적이다. 하얀 눈꽃을 피워 다시 살아난 고사목이며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어 반겨주는 구상나무에다, 눈이 켜켜이 얼어붙어 순록의 하얀 뿔이 되어버린 나뭇가지들이 순백의 세상 겨울왕국으로 인도하는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그곳은 설국이었다. 노벨문학상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소설 ‘설국’의 첫 문장이 떠오른다. BGM은 너무나도 유명한 시베리아 설원 위로 설매를 타는 탁터 지바고의 ‘라라의 테마’ OST이다.

snowscape 2023.01.01

Dec.18

덕유산 향적봉은 상고대라 불리는 겨울 눈꽃의 명소이다. 곤도라를 이용하면 설천봉에서 내려 쉽게 향적봉 정상까지 접근할 수 있다. 이곳은 늦가을부터 겨울 내내 순백의 설국을 자랑한다. 설천봉을 거쳐 향적봉 남쪽 남덕유에 이르는 능선은 눈부실 만큼 반짝이는 신세계가 펼쳐진다. 향적봉으로 가는 길목의 눈꽃 터널은 경이로울 정도로 아름다워 관광객들의 탄성이 연신 끊이질 않는다. 올해도 어제 내린 많은 눈이 구상나무에 내려 앉은 순백의 눈꽃과 고사목이된 주목에 나이테 처럼 켜켜이 쌓여 봄날 철쭉꽃이 가득 피어난 꽃 자리에 겨울왕국이 서서히 자리 잡아가고 있다.

landscape 2022.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