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 243

Oct.04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뱁새라고도 불리는 오목눈이가 자기둥지에 부화한 알이 뻐꾸기의 것임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극정성 제 새끼인양 먹이를 물어다 키운다. 장편소설 이순원의 ‘오목눈이의 사랑’에 나오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오목눈이는 빠르게 날거나 수명이 긴 다른 조류에 비하면 보잘것없이 작고 가냘프지만 힘차게 날갯짓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과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animal plants 2023.10.05

Oct.03

몇몇 동무들이 얼마나 들락거렸는지, 쪼가리로 매달린 홍시련만 끊임없이 찾아온다. 옆가지에도 노랗게 익은 감이 똘망똘망 달렸지만 아직은 홍시가 아닌지 눈길 조차 없다. 입질 때마다 떨어질까 위태하여 조바심으로 지켜 보는데 이넘은 태연자약하게 즐기는 모양새다. 남은 홍시에 머리를 박아 배를 채우다 속이 달여 물 찾아 나서는지 미련없이 몸을 날린다.

animal plants 2023.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