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 42

Nov.6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은 고개길을 굳이 힘들게 넘지 않도록 다람재터널을 뚫어 놓아, 서원으로의 접근성이 훨씬 좋아진 셈이다. 다람재 정상에 서면 도동서원의 전경과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이 내려다 보인다. 곁에 한훤당선생의 시비가 서있다. '노방송(路傍松)'이라는 제목의 시가 잠시 생각에 잠기게 한다. '歲寒與汝同心事(세한여여동심사) 찬 겨울에도 너와 같이 변하지 않는 마음, 經過人中見幾人(경과인중견기인) 지나가는 사람중에 몇이나 보았을고...' 고개길을 내려서면 바로 서원이다. 서원 입구에 우람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김굉필 나무라고도 불리는 이 은행나무는 수령이 약 440여년에 이르며 한훤당의 외증손 한강 정구 선생이 심었다고 전해진다. 아직 단풍이 다 물들지는 않았지만 보는 것만으..

landscape 2022.11.04

Nov.5

서원의 정문은 누각 형태의 수월루다. 도동서원은 바로 앞쪽에 흐르는 낙동강을 품기 위해 특이하게 북향으로 앉아있다. 따라서 전망을 막는 수월루는 건립 당시에는 없었는데 상량문에는 고종 31년(1894년)에 세웠다고 한다. 수월루를 지나 환주문으로 오른다. 도포 자락을 여미고 겨우 오를 수 있는 계단과, 고개를 숙여야 들어설 수 있는 문이다. 절병통이 얹힌 삿갓지붕을 이고 있는 환주문은 다른 서원에서는 볼 수 없는 예쁘고 매력적인 건물이다. 마당에 들어서면 양쪽으로 유생들이 묵었던 거인재와 거의재가 있고 보물 제 350호인 넓은 중정당이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중정당의 기단은 자연석을 깎아 마치 퍼즐을 맞추듯이 쌓았다. 경주 불국사에서도 볼 수 있는 이런 기법은 우리 선조의 지혜와 소박함을 드러낸다. 일정..

landscape 2022.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