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겨울 덕유산은 하얀 도화지를 펼쳐 놓은 듯 신비롭고도 몽환적이다. 하얀 눈꽃을 피워 다시 살아난 고사목이며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어 반겨주는 구상나무에다, 눈이 켜켜이 얼어붙어 순록의 하얀 뿔이 되어버린 나뭇가지들이 순백의 세상 겨울왕국으로 인도하는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그곳은 설국이었다. 노벨문학상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소설 ‘설국’의 첫 문장이 떠오른다. BGM은 너무나도 유명한 시베리아 설원 위로 설매를 타는 탁터 지바고의 ‘라라의 테마’ OST이다.